2015년 상반기 읽은 책들 결산 by WaltzMinute



2013년 상반기 20권 / 매월 3.33권 읽음
상반기의 책 : "정확한 사랑의 실험" (신형철)

 2015년도 절반이 지났다. 올해는 내 삶에서 하나의 터닝 포인트가 될 한 해가 될텐데, 올해 학위 논문을 심사 받고 내년 2월에 졸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졸업 준비는 아마 여름의 끝자락부터 시작이지 않을까 싶어서, 아직 올해 상반기에는 곧 졸업이라는 것이 그렇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졸업을 하고나면 물리학자로서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박사 학위를 얻고 나면 아마 짧게는 2~3년 정도는 조금 고생은 하겠지만, 나름 의미가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제 여기서는 욕망과 사랑의 구조적 차이를 이렇게 요약해보려고 한다. 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은 욕망의 세계다. 거기에서 우리는 너의 '있음'으로 나의 '없음'을 채울 수 있을 거라 믿고 격렬해지지만, 너의 '있음'이 마침내 없어지면 나는 이제는 다른 곳을 향해 떠나야 한다고 느낄 것이다. 반면, 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지 않은지가 중요한 것이 사랑의 세계다. 나의 '없음'과 너의 '없음'이 서로를 알아볼 때, 우리 사이에는 격렬하지 않지만 무언가 고요하고 단호한 일이 일어난다. 함께 있을 때만 견뎌지는 결여가 있는데, 없음은 더 이상 없어질 수 없으므로, 나는 너를 떠날 필요가 없을 것이다.
 - 신형철, 정확한 사랑의 실험, p.26.
‘정확하다’라는 말의 미덕은 [씨네21] 김혜리 편집위원의 추천사에서 또한 잘 드러나 있다. “어떤 부류의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겐, 정확하고자 하는 노력이 사랑이다.” 저자에게 정확하게 사랑하기/받기 위한 노력으로 정확한 단어를 고르고 정확한 문장을 쓰는 일은 “인간이 과연 어디까지 섬세해질 수 있는지” 실험해보는 일이기도 하다. 그 노력의 결과로 ‘정확한 사랑의 실험’이라는 제목이 태어났다.
 독서 얘기로 돌아와서, 읽은 권수로 정량화해서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한 독서가의 태도는 아니겠지만, 경향성을 비교해볼 수는 있을 것이다. 예년에 비해서 매월 읽는 책 권수가 조금 줄었는데 그건 아마도 출퇴근 시간이 바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원래는 러시 아워 시간대를 피해서 출퇴근했었는데, 올해부터는 여러 사정으로 러시 아워 시간에 출퇴근하고 있다. 지하철 안에서 차분히 앉아서 가면 모를까, 사람들 사이에서 부대끼다 보면 영 책을 꺼내기가 힘들어서 독서를 하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나로서는 아쉬운 일이다.

 상반기의 책은 신형철의 "정확한 사랑의 실험"이다. 평론이라는 공적인 글을 통해, 가장 사적인 고백(아내에 대한 사랑 고백)을 하는 부분은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이었다. 평론을 통한 그의 사랑 고백은 그가 나름의 방법으로 "정확한 사랑"을 하기 위한 성공적인 "실험"이었다고 느껴진다. -나도 언젠가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그런 글을 쓸 수 있기를 바란다.

 신형철의 글은 (내가 읽기에) 미문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단어 하나 하나, 문장 하나 하나가 무척이나 "정확하게" 쓰여 있어 읽기가 즐거웠다. 단어와 문장을 고르고 고른 흔적이 역력하다. 작가가 느낀 영화가 어떤 것인지, 혹은 감독과 배우가 표현하려고 했던 원래 메세지는 어떤 것인지, 평론가와 영화 그리고 감상자는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이 모든 것들이 그의 글 안에서 "정확하게" 표현되어 있다.

 상반기의 책으로 선정한 "정확한 사랑의 실험" 이외에도, 윤여일의 "여행의 사고 하나", 한스 큉의 "한스 큉, 과학을 말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복음의 기쁨"이 인상 깊었던 책이었다.

2015년 상반기에 읽은 책 리스트

오늘을 잡아라 (솔 벨로)
검은 꽃 (알렉상드르 뒤마)
나누어진 하늘 (크리스타 볼프)
바덴바덴에서의 여름 (레오니드 치프킨)
무엇이 탁월한 삶인가 (리처드 테일러)
여행의 사고 하나 (윤여일)
복음의 기쁨 (프란치스코 교황)
로이드 칸의 아주 작은 집 (로이드 칸)
정확한 사랑의 실험 (신형철)
한스 큉, 과학을 말하다 (한스 큉)
처음 읽는 레비나스 (콜린 데이비스)
모두가 나의 아들 (아서 밀러)
새로운 인생 (오르한 파묵)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윌리엄 포크너)
바다여, 바다여 1, 2 (아이리스 머독)
헤밍웨이 vs 피츠제럴드 (스콧 도널드슨)
엘불리의 철학자 (장 폴 주아리)
파르마의 수도원 1, 2 (스탕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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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5/07/22 00:5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7/23 22:1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07/23 11:3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7/23 22:1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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