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여름, 흔들림 by WaltzMinute



posted by eleda 1 (Flickr)

 1. 오늘 하루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이었다. 이정도면 조울증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동안 휴가와 비로 운동을 못하고 있다가 아침에 운동을 하고나서는 기분이 좋았지만, 그러고 나서 곧 기분이 정말 좋지 않았다. 오후에는 존경하는 분으로부터 내가 처음 들어보는 칭찬을 들어서 기분이 굉장히 좋았지만,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는 길에 생각을 하다가 다시 우울해졌고 그 기분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사실 이런 감정 변화는 올 여름 들어서 내 심정의 변화를 압축해서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요즘은 기분의 낮은 곳과 높은 곳을 계속 왕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2. 학교에서 시간이 지연된 것이 어쩌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3.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들, 삶의 여러 부분들-이는 나만의 삶, 즉, 삶의 내향적 측면을 포함하기도 하면서, 나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세계를 포함하기도 한다.-이 조각 나 있다고 느끼는 감정들은 나만의 특수한 감정인가?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그렇기도 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 스스로가 잘 알고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데에도 나름대로의 합당한 이유가 있다. 김영하의 퀴즈쇼를 한 달 전쯤에 읽었는데, 그것을 읽으면서 주인공에게 꽤나 감정 이입을 했었다. 그의 처지가-경제적인 부분은 아니지만-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고나서 같은 20대의 반응이 궁금해서 인터넷에서 퀴즈쇼에 대해 언급한 블로그를 몇 군데 살펴보았다. 주인공에 깊은 감정 이입을 한 것은 나 뿐만이 아니었다. 

 4. 물론 인생의 모든 순간 순간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겠지만, 지금 시점은 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분기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바랐던 일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들도 있고,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삶의 다른 부분들도 내가 어떤 길을 갈지 선택하는 것을 신중하게 하도록 한다.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이 어떤 길이 되었든, 그 길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5. Sartorialist를 가끔 보는데, 오늘은 예쁜 옷을 입고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부자연스러운지. 플라스틱 인형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내 심사가 꼬여서 그렇게 보이는 거겠지.


* 별 일 아니지만, 인상에 남아서 기록해두려고 했었는데 잊고 있었다 : 한 달 전쯤인가, 아침에 운동하러 테니스 코트로 나갔는데 전 날 밤 내린 비로 나무에 있던 여름 꽃들이 코트 바닥에 많이 떨어져 있었다. 비에 젖어서 떨어졌더라면 꽃의 모양이 다 상해 있기가 쉬웠지만, 꽃들은 전혀 상하지 않았다. 코트로 들어가며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그 꽃무더기 위에 흰 색 나비가 앉아있었다.
* 꽃은 이런 모양이었다.(posted by joka200 (out) /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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